어느 음악회에서 일어난 일입니다. 그날 오케스트라를 지휘하기로 한 가난한 음악가는 새 예복을 장만할 돈이 없어 생각 끝에 옛날에 입던 낡은 예복을 입고 나왔습니다. 잘 아는 바와 같이 유럽에서는 반드시 예복을 입고 연주해야 했습니다. 그런데 연주하는 도중 지휘자가 팔을 힘껏 휘두르는 바람에 그만 예복이 찢어져 셔츠가
보였습니다. 한 곡이 끝난 후 그는 실례를 무릅쓰고 셔츠 바람으로 지휘를 하기 작했습니다. 뒤에서 사람들이 킬킬거리며 웃는 소리를 들으면서도 이 지휘자는 열심히 지휘를 했습니다. 이 때 맨앞에 앉아 있던 어느 귀족 한 분이 조용히 자기가 입고 있던 겉옷을 벗음으로써 그것을 보고 앉아 있던 사람들도 웃음을 멈추고 하나, 둘 전부 웃옷을 벗었다는 것입니다. 그 결과 그날의 연주는 매우 감격스러웠고 성공적이었다는 것입니다. 이 얼마나 아름다운 이야기입니까? 우리는 남의 실수나 잘못을 보며 웃기만 하기보다는 그 사람의 민망함을
감싸줄 수 있는 마음을 가져야 하겠습니다. 이것이 그리스도의 마음입니다.